정보공개청구 비공개 통지서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5가지

안녕하세요, 행정사 Jean입니다.
정보공개는 언론인이나 시민단체만 하는 절차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릅니다.
2023년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연간 184만 건으로, 제도 시행 25년 만에 70배가 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이 증가를 이끈 것은 보험청구, 소송 준비 등 개인의 일상 문제 해결을 위한 청구입니다.
(2024 정보공개 연차보고서)
행정안전부는 이런 청구를 민생직결정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 비자가 거절된 외국인이 “왜 거절됐는지” 심사 의견서를 확인하려는 경우
- 영업허가가 불허된 자영업자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심사 자료를 확인하려는 경우
- 건축허가가 반려된 건축주가 “반려 근거”를 확인하려는 경우
- 시험에 탈락한 학생이 “채점 기준”을 확인하려는 경우
이처럼 “왜 안 되는지” 알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하지만, 많은 분들이 받게 되는 답은 비슷합니다.
비공개
실제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부처 기관별 정보공개 처리 현황을 분석해보면 비공개 경향이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2024.09.05., 「정보공개율 94.5%의 함정, 비공개율 높아진 중앙부처들」)
그렇다면 비공개 결정을 받은 분은 통지서를 받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비공개 통지서 한 장에서 시작됩니다
D-8 투자비자를 신청한 알렉스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알렉스는 자본금 1억 원을 법인 계좌에 넣었습니다.
강남에 사무실을 계약했습니다.
사업계획서를 50페이지로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을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불허였습니다.
통지서에는 단지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요건 미충족
1억 원은 법인 계좌에 묶인 채,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없었습니다.
출입국에 전화하자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개별 심사 결과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이유를 모르니 보완을 할 수 없고, 보완을 못 하니 재신청도 감으로 해야 합니다.
감으로 재신청했다가 또 거절되면 체류기한은 더 줄어들고, 1억 원은 계속 묶여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정보공개청구를 넣었습니다.
내 신청 건에 대한 심사 의견서를 보여달라.
그리고 10일 뒤, 한 줄짜리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여 비공개합니다.
왜 제5호인지, 심사 의견서의 어떤 내용이 문제인지는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이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음식점 영업허가가 불허된 사업자, 건축허가가 반려된 건축주, 어린이집 인가가 취소된 원장, 재채점을 요구한 수험생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가 그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려 할 때, 행정기관의 재량 뒤에 숨은 “비공개”라는 한 단어에 막히는 구조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고 며칠째 검색하고, 전화하고, 또 검색합니다.
기관에 물어봐도 “비공개 결정이 나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답뿐입니다.
모르니까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런데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혹은 이메일함에 있는 비공개 통지서 한 장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통지서를 꺼내 주세요. 같이 읽어 보겠습니다.
1. 비공개 사유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가?
통지서를 펼쳐보세요.
중간쯤에 있는 “결정 내용” 아래에 비공개 사유가 적혀 있을 것입니다.
그 아랫줄을 확인해 보세요.
대개 두 가지 유형 중 하나입니다.
A 유형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여 비공개합니다.
이 한 줄만 적혀 있고, 그 아래는 비어 있거나 불복방법 안내로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B 유형
청구하신 정보 중 심사위원 개별 의견 부분은 현재 재심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서, 공개될 경우 심사의 공정성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어 제5호에 따라 비공개합니다.
어떤 정보가, 왜, 해당 조항에 해당하는지가 적혀 있는 경우입니다.
지금 보고 계신 통지서는 A인가요, B인가요?
A 유형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공공기관이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해서 어느 부분이 어떤 법익과 충돌되어 제9조 몇 호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입증해야 하며,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두8827 판결,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즉, 조항 번호만 적고 청구한 정보의 어떤 내용이 왜 그 호에 해당하는지를 밝히지 않는 A 유형의 통지서는 이 판례가 말하는 “개괄적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통지서 한 장을 읽는 것만으로 불복의 첫 번째 실마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통지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통지서에 적힌 비공개 사유와 실제로 청구한 정보의 내용을 나란히 놓고, “이 사유가 이 정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성립하는가”를 한 줄씩 대조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A 유형 통지서는 이 대조에서 빈칸이 생깁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내 통지서는 A인지 B인지” 확인해 보셨을 것입니다.
A 유형이라면 통지서 사진 한 장만 보내 주세요. 위 기준으로 무료 검토해 드립니다.
정보공개에 따른 행정심판은 90일을 넘기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2. 제5호 비공개라면 “종료 예정일” 안내가 있었는가?
D-8 투자비자 사례를 이어가겠습니다.
이분의 통지서에는 “제5호 해당, 비공개”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제5호는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을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이 조항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단서를 아는 분이 많지 않고, 다루는 글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을 이유로 비공개할 경우에는 의사결정 과정의 단계 및 종료 예정일을 함께 안내하여야 하며, 종료되면 청구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단서
이 조항에 비추어보면 기관이 지켜야 할 의무는 두 가지입니다.
- 의무 ①: 비공개 통지서에 “지금 어떤 단계인지”와 “언제 종료되는지”를 적어야 합니다.
- 의무 ②: 의사결정 과정이 종료되면 청구인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 통지는 “이제 다시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는 안내이며, 종료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제처 2025. 12. 24.자 25-0970)
여기서 핵심은 다음입니다.
의사결정이 끝났다면 “과정에 있는 사항”이라는 제5호의 요건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관이 여전히 비공개하려면 제6호 개인정보 등 다른 호의 사유를 새로 들어야 합니다.
또한 정보공개법 제9조 제2항은 **“비공개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는 그 정보를 공개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통지서에 종료 예정일이 빠져 있고, 이미 결정이 끝난 사안인데 제5호를 여전히 이유로 들고 있다면 이 두 가지 의무를 동시에 위반한 쟁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알렉스는 이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통지서에 “제5호”라고만 적혀 있어서 그것이 법적으로 유효한 비공개인 줄 알았습니다.
단서 조항이 있다는 것도, 종료 예정일이 적혀 있어야 한다는 것도, 결정이 끝난 사안에는 제5호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1억 원이 묶여 있는 시간의 길이를 바꿉니다.
3. 전부 비공개인가, 부분공개인가?
통지서에 “비공개”라고 적혀 있습니까?
아니면 “부분공개”라고 적혀 있습니까?
“비공개”라면 청구한 정보 전체가 정말 비공개 대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심사 기준에 대한 자료를 청구했는데, 그 자료에 다른 심사 대상자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심사 대상자의 이름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여 제6호에 따라 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사 의견 자체까지 모두 가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 정보공개법 제14조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공개 부분과 공개 가능 부분을 분리할 수 있으면, 비공개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합니다.
이는 재량이 아니라 “하여야 한다”는 의무입니다.
전부 비공개 통지서를 받았는데 청구한 정보에 분리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기관이 부분공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통지서를 검토할 때 비공개 사유 다음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전부 비공개”인데 분리 가능성이 보인다면, 정보공개법 제14조 위반을 행정심판의 쟁점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4. “다른 곳에서 확인 가능”하다는 이유로 비공개할 수 있는가?
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이코리아에서 확인하세요.
민원24에서 열람하세요.
얼핏 들으면 합리적인 답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논리를 정면으로 부정했습니다.
정보가 다른 방법으로 알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비공개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4562 판결, 정보비공개결정취소)
출입국 사안에서 “하이코리아에서 확인하세요”라는 답이 나온다면, 하이코리아 화면 캡처와 정보공개 대상 정보를 나란히 놓고 범위가 다르다는 점을 소명해야 합니다.
하이코리아에는 체류 상태와 허가 여부는 나올 수 있지만, **“왜 거절됐는지”**는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5. 이의신청 30일, 행정심판 90일 — 기한을 넘기면 끝입니다
비공개 사유가 개괄적인지, 제5호 단서가 빠졌는지, 부분공개를 검토했는지 등 위에서 확인한 내용은 모두 의미 있는 쟁점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90일 안에 움직여야 의미가 있습니다.
비공개 결정 후 쓸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첫 번째는 이의신청입니다
이의신청은 같은 기관에 재심의를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행정청은 7일 이내에 결정을 내립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8조, 이의신청)
다른 절차에 비해 빠르지만, 같은 기관이 다시 기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2025년 약 124건 처리 사례 분석에서도 비공개·부분공개 비율이 전부공개보다 높았습니다.
(대한행정사회신문, 2026.04.14., 「정보공개청구의 본질과 비공개·부분공개 대응 구조」)
두 번째는 행정심판입니다
행정심판은 별도의 행정심판위원회가 비공개 결정이 적법하고 적절한지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행정심판은 이의신청 없이 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행정심판에서는 적법성, 즉 위법 여부뿐 아니라 비공개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부당성도 함께 판단합니다.
2025년 상반기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접수 건수가 9,504건에 달하고, 일반사건 인용률도 같은 기간 27.4%로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행정심판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세 번째는 행정소송입니다
행정소송은 법원을 통해 다투는 절차입니다.
다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영역이므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마지막 단계에서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모두 거칠 수는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두 거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청구인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통지받은 경우, 제소기간의 기산점은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통지받은 날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3. 7. 27. 선고 2022두52980 판결,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따라서 이의신청을 거친 후 행정소송을 바로 제기할 수도 있고, 이의신청 이후 행정심판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한입니다.
- 이의신청을 하려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신속하게 행동에 들어가야 합니다.
통지서 체크리스트 — 지금 대조해 보세요
□ 1. 비공개 사유가 구체적인가?
“제○호 해당”만 있고 이유가 없다면, 개괄적 사유만으로 비공개한 처분일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상 개괄적인 사유만으로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2. 제5호라면 “종료 예정일”이 적혀 있는가?
종료 예정일이 없다면 제5호 단서 조항 위반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미 결정이 끝난 사안이라면,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이라는 본문 요건 자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 3. 전부 비공개인가? 분리 가능한 부분이 있는가?
부분공개 검토 없이 전부 비공개했다면 정보공개법 제14조 위반 쟁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4. “다른 곳에서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 비공개 이유의 전부인가?
대법원은 정보가 다른 방법으로 확인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비공개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5. 비공개 결정일로부터 며칠 지났는가?
이의신청은 30일,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은 90일이라는 기한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의신청 없이 행정심판을 직접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기간이 지나면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정보공개청구 비공개 결정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비공개 결정에 대해서는 다음 세 가지 경로가 열려 있습니다.
- 이의신청
- 행정심판
- 행정소송
이의신청 없이 행정심판으로 바로 갈 수도 있습니다.
개괄적 사유만으로 비공개한 처분은 대법원 판례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제5호를 사유로 비공개할 때 종료 예정일을 안내하는 것은 법률상 의무입니다.
분리 가능한 정보가 있다면 부분공개 여부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개별 확인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같은 제5호라도 정보 유형, 의사결정 완료 여부, 청구 시점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분공개로 다툴지, 전부 비공개 취소로 다툴지도 통지서 원문을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먼저 할지, 행정심판으로 바로 갈지도 남은 기한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위 체크리스트에서 하나라도 해당되셨다면, 통지서 사진 한 장만 보내 주세요.
어디가 흔들리는 통지서인지, 어떤 경로가 유리한지, 기한 안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무료 검토에서 방향을 잡아 드립니다.
※ 본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행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안은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행정 처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담당 행정사 또는 전문가와 개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