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용계약서와 E-7 비자 ③] 외국인 고용계약서에는 무엇을 써야 하나요? — 직무·임금·근무시간·계약기간·근무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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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조금 눈에 띄는 외국인 취업 뉴스가 있었습니다.
몽골 출신 도축원들이 일반기능인력 E-7-3 ‘도축원’ 비자로 한국에 입국했다는 뉴스였습니다.
도축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반영해 정부가 E-7-3에 도축원 직종을 새로 만들고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실제 외국인 고용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이 뉴스를 보면 E-7 비자의 특징이 하나 보입니다.
회사가 외국인을 채용하기 전에 먼저 ‘어떤 직종의 일을 맡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실제 채용에서는 순서가 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접을 보고, 연봉을 협의하고, 입사일을 정합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다가 마지막에 묻습니다.
이제 E-7 비자 신청하면 되죠?
하지만 아직 어느 E-7 직종으로 신청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계약조건부터 확정하는 것은 순서가 빠를 수 있습니다.
이번 「외국인 고용계약서와 E-7 비자」 시리즈에서는 외국인 채용을 다음 순서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업무 → 직종 → 사람 → 회사 → 계약
앞선 글에서는 먼저 E-7 직종을 정해야 하는 이유와, 근로계약서의 내용이 E-7 신청내용 및 실제 고용관계와 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실제 계약서를 작성할 차례입니다.
회사 양식을 열어보면 적어야 할 내용은 익숙합니다.
담당업무, 임금, 근무시간, 계약기간, 근무장소.
하지만 여기서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담당업무는 ‘해외영업’이라고만 적어도 될까요?
연봉은 총액만 적으면 될까요?
본사와 실제 근무지가 다르면 어디를 적어야 할까요?
이번 ③편에서는 E-7 외국인의 실제 채용조건을 근로계약서에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외국인 고용계약서라고 특별한 항목부터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외국인 근로계약서도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서입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하고, 일정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기간제근로자의 경우에는 계약기간, 근로시간·휴게, 임금, 휴일·휴가, 취업장소와 종사할 업무 등도 서면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표준근로계약서 역시 다음과 같은 항목을 각각 적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 근로계약기간
- 근무장소
- 업무의 내용
- 소정근로시간
- 근무일·휴일
- 임금
따라서 E-7 외국인을 채용한다고 해서 완전히 새로운 계약항목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E-7에서는 계약서가 출입국 신청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각 항목이 실제 채용조건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지를 한 번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담당업무 — ‘해외영업 및 관련 업무’면 충분할까요?
회사에서는 근로계약서의 담당업무를 짧게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영업 및 관련 업무
마케팅 업무
엔지니어 업무
회사가 지정하는 기타 업무
이런 문구 자체가 곧바로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서만 읽었을 때 **“그래서 이 사람은 실제로 무엇을 하는 직원인가?”**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을 해외사업 담당자로 채용하고 실제로 다음과 같은 업무를 맡길 예정이라고 해보겠습니다.
- 해외시장 조사
- 해외 바이어 발굴
- 해외 거래처 관리
- 수출계약 지원
이 경우 계약서에서도 이 핵심업무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편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예시와 추상적인 예시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 추상적인 경우
해외영업 및 회사가 지정하는 관련 업무
실제 역할이 더 보이는 경우
해외시장 조사, 해외 바이어 발굴, 기존 해외거래처 관리 및 수출계약 지원
두 번째 문구가 무조건 E-7 심사에 긍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이러한 업무를 맡길 예정이라면 계약서에서도 직원의 역할과 예정된 업무를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담당업무를 적을 때는
이 사람의 직함을 무엇으로 할까?
보다
이 사람이 실제로 반복적으로 수행할 핵심업무는 무엇인가?
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담당업무는 길게 쓴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전문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업무를 지나치게 많이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핵심업무는 해외거래처 관리인데 계약서에는 해외시장 조사, 마케팅 전략, 수출입 분석, 통·번역, 고객관리, 경영기획, 데이터 분석까지 모두 적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오히려 많이 적으면 본 업무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반복적으로 수행할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드러나는 것입니다.
② 임금 — ‘연봉 4,000만 원’ 한 줄보다 실제 급여구조를 보세요
외국인과 회사는 보통 연봉 총액부터 협의합니다.
연봉 4,000만 원
이라고 합의했다고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 근로계약에서는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도 임금을 단순 총액 하나만 적도록 하지 않고, 상여금·기타 수당·지급일·지급방법 등을 구분해 작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급여가 기본급 + 고정수당 + 조건부 성과급 구조라면 회사가 실제로 어떤 항목으로 얼마를 지급할지 먼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시와 추상적인 예시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직 추상적인 상태
연봉 4,000만 원
실제 급여구조가 정리된 상태
기본급 ○○원 + 고정수당 ○○원 + 별도 조건에 따른 성과급
이번 편에서 중요한 것은 E-7 임금기준 자체보다 다음 질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구조로 임금을 지급할 것인지 계약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E-7 유형별 구체적인 임금기준과 기본급·수당·성과급 문제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근무시간 — ‘주 40시간’보다 실제 근무형태가 보여야 합니다
근무시간도 숫자 하나만 적는 것으로 끝나는 항목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주 40시간
이라고만 적으면 실제 근무방식을 모두 알기는 어렵습니다.
회사가 실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09:00부터 18:00까지 근무하고, 12:00부터 13:00까지 휴게하도록 할 예정이라면 그 조건이 계약서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도 소정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분해 작성하도록 합니다.
E-7이라고 특별한 근무시간을 만들어낼 필요는 없습니다.
이 외국인이 계약서를 읽고 언제 출근해서 언제까지 일하는지 알 수 있는가?
를 기준으로 보면 됩니다.
④ 계약기간 — ‘1년’보다 실제 시작일과 종료일을 먼저 보세요
외국인을 기간제로 채용한다면 계약기간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흔히
계약기간 1년
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계약에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고용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근로계약기간과 E-7 체류기간은 구분해야 합니다.
근로계약기간은 회사와 외국인이 어느 기간 동안 근로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것인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체류기간은 출입국당국이 외국인에게 일정한 체류자격으로 국내 체류를 허가한 기간입니다.
두 기간은 관련될 수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따라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먼저 확인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회사가 실제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 사람을 고용할 것인가?
구체적인 체류기간과 계약기간의 관계는 E-7 유형과 사실관계에 따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⑤ 근무장소 — 사업자등록증 주소를 옮겨 적는 칸이 아닙니다
근무장소 역시 쉽게 지나치는 항목입니다.
회사 본사는 서울인데 실제 외국인은 대부분 경기도 공장에서 근무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또는 본사와 다른 사업장을 오가며 근무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먼저 봐야 할 것은 회사의 대표주소가 아니라 다음 질문입니다.
이 외국인이 실제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할 곳이 어디인가?
근무장소는 사업자등록증 주소를 복사하는 칸이 아니라 실제로 일을 수행할 장소에 관한 근로조건입니다.
구체적인 근무처 변경·추가 등 출입국 절차는 별도로 확인할 문제지만,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는 실제 근무장소부터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계약서를 다 작성했다면 ‘직원의 하루’로 읽어보세요
다섯 항목을 모두 작성했다면 이번에는 이 외국인의 실제 근무 모습을 떠올리면서 계약서를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만 보고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요?
- 무슨 일을 하는가?
- 어디에서 일하는가?
-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는가?
- 어떤 구조로 얼마를 받는가?
-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하는가?
답할 수 있다면 적어도 계약서가 실제 고용조건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기능은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가지 방법을 더 써볼 수도 있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처음 읽어도 위 질문에 비슷하게 답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약서를 작성한 사람만 알고 있고 문서에는 드러나지 않은 정보가 많다면, 계약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지 않은지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서의 빈칸보다 ‘채용계획의 빈칸’을 찾아보세요
계약서를 작성하다 보면 문구에서 계속 막힐 수 있습니다.
담당업무를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근무장소를 어디로 적어야 할지 애매합니다.
연봉은 합의했는데 급여구성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다른 회사의 계약서를 찾아 비슷한 문구를 가져오면 빈칸 자체는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업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 업무란을 채운다고 직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급여구조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연봉 총액만 적는다고 임금조건이 명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이 계속 막힌다면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계약서를 어떻게 쓰지?
가 아니라,
우리 회사는 실제로 이 사람을 어떤 조건으로 고용하려고 하지?
입니다.
좋은 계약서는 좋은 표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정해진 실제 채용조건에서 시작합니다.
계약서 문구보다 채용조건부터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다른 계약서 문구를 찾기 전에 실제 채용조건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1. 직함은 정했지만 실제 핵심업무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Global Business Manager, Overseas Sales Manager 같은 직함은 정했지만 실제로 어떤 업무를 반복적으로 맡길지는 명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2. 담당업무를 적으려면 ‘기타 회사가 지정하는 업무’에 대부분 의존하게 됩니다
포괄적인 표현 자체보다 실제 핵심업무가 무엇인지 회사 내부에서 정리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3. 연봉 총액은 합의했지만 실제 급여구조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기본급·수당·성과급 등 실제 지급조건을 계약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회사 주소와 실제 근무장소가 다른데 어느 곳을 적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계약서 문구보다 실제 근무방식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E-7이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서 작성 문제가 아니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실제 채용조건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계약 전의 불확실성과 계약 후의 불확실성은 비용이 다릅니다
계약 전이라면 회사에는 아직 선택지가 있습니다.
담당업무를 정리할 수 있고,
급여구조를 협의할 수 있고,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같은 변경도 외국인과 다시 협의해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이미
- 연봉 4,000만 원
- 10월 1일 입사
- 해외영업 업무
- 서울 본사 근무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외국인은 그 조건을 전제로 입사를 준비하고, 회사 역시 그 사람을 전제로 프로젝트와 인력배치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후 E-7 신청자료를 준비하면서 실제 담당업무나 근무조건을 다시 확인해보니 처음 합의한 내용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러면 계약서 한 줄만 수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과 다시 협의해야 하고 회사 내부의 인력계획도 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의 불확실성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계약 후의 불확실성은 수정해야 하는 비용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외국인 고용계약서를 미리 확인하는 목적은 문장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계약 후 다시 협의해야 할 부분을 가능한 한 계약 전에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E-7에 유리해 보이는 표현을 찾는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E-7이 잘 나오려면 담당업무를 어떻게 적어야 하나요?
하지만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입니다.
실제로 이 외국인에게 어떤 업무를 맡길 것인가?
임금도 마찬가지입니다.
E-7에 맞게 얼마라고 적을까?
보다
실제로 얼마를 어떤 구조로 지급할 것인가?
가 먼저입니다.
근무장소 역시 어느 주소가 유리한지를 찾기 전에 실제로 어디에서 근무하게 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계약서를 E-7에 맞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과 실제 고용관계가 E-7 구조와 맞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의 출발점은 문구가 아니라 실제 채용조건입니다.
어디까지 회사에서 직접 작성할 수 있을까요?
실제 담당업무와 임금구조, 근무시간, 계약기간, 근무장소가 명확하다면 회사에서 기존 근로계약서 양식을 이용해 기본적인 계약내용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참고해 기본 작성항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제 핵심업무가 불분명하거나, 급여구조가 정리되지 않았거나, 본사와 실제 근무지가 다르거나, 실제 채용조건과 신청하려는 E-7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계약서 문구를 복사하기보다 실제 채용조건부터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금체불·연장근로수당·해고 등 실제 노동관계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E-7 신청서류 검토와 별도로 해당 노동관계 분야의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고용계약서에서 하나만 기억한다면
외국인 고용계약서의 빈칸을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빈칸에 적은 내용을 회사가 실제로 적용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느냐입니다.
계약서를 다 작성했다면 마지막으로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이 계약서 한 장만 읽어도 이 외국인이 무슨 일을, 어디에서, 몇 시간 동안, 어떤 임금을 받고, 어느 기간 동안 일하게 되는지 알 수 있는가?
답하기 어렵다면 계약서 표현보다 채용계획에서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고용계약서를 잘 작성한다는 것은 비자에 유리해 보이는 표현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적용할 채용조건을 충분히 구체화하고, 그 내용을 계약서에 정확하게 옮기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 「근로기준법」 제17조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 및 작성방법
- 「출입국관리법」 및 관련 하위법령
※ 본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행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안은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행정 처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담당 행정사 또는 전문가와 개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