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쿠크란 무엇일까요? - 2,648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한 이슬람 금융과 한국의 빈자리

안녕하세요, 에토스 행정사사무소의 행정사 Jean입니다.
수쿠크, Sukuk, صكوك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중동 사업이나 이슬람 금융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접했을 단어입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이슬람 채권’**이라고 번역합니다.
그런데 수쿠크를 단순히
“이자를 받지 않는 채권”
이라고만 이해하면 절반 정도만 이해한 것입니다.
일반 채권은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돈을 빌리고 그 대가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가 기본입니다.
반면 이슬람 금융에서는 리바, Riba, ربا, 즉 이자를 금지하는 샤리아 원칙 때문에 전통적인 이자 지급형 금융거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산의 임대수익, 매매거래, 사업수익, 투자관계 등을 활용해 일반 채권과 유사한 자금조달 효과를 만들도록 구조화한 것이 수쿠크입니다.
그리고 이 시장은 더 이상 중동 안에서만 움직이는 작은 금융시장이 아닙니다.
S&P Global Ratings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수쿠크 발행액은 약 2,648억 달러였습니다.
2024년 약 2,349억 달러에서 다시 증가했습니다.
영국과 홍콩 같은 비이슬람 금융허브도 직접 국가 차원의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15년 전 한 차례 제도 도입 논의가 크게 일어난 뒤 지금까지 별도의 수쿠크 세제기반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사우디·UAE와 대규모 인프라·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는 2026년의 한국 기업 입장에서 수쿠크를 알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그 부분을 조금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수쿠크는 정말 ‘이자가 없는 채권’일까요?
경제적 결과만 보면 일반 채권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돈을 냅니다.
일정 기간 정기적인 수익을 받습니다.
만기가 되면 투자원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회수하는 구조가 많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그 수익을 만들어내는 법적·계약적 구조가 다릅니다.
일반적인 회사채라면 비교적 단순합니다.
투자자 → 회사에 자금 대여
회사 → 투자자에게 이자 지급
만기 → 원금 상환
수쿠크에서는 그 사이에 자산의 임대, 매매, 투자 또는 대리관계 등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IIFM 역시 수쿠크를 일반적인 채권시장과 구별되는 이슬람 자본시장의 핵심 금융상품으로 지속적으로 별도 집계하고 있습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수쿠크 알 이자라’입니다
대표적인 구조 중 하나가 Sukuk al-Ijarah, صكوك الإجارة, 즉 임대형 수쿠크입니다.
아주 단순화해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항공사가 새로운 비행기를 확보하기 위해 1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채권이라면 항공사가 채권을 발행합니다.
투자자들이 1억 달러를 빌려주고 항공사는 일정한 이자를 지급합니다.
수쿠크 이자라에서는 구조가 달라집니다.
투자자들이 제공한 자금과 특정 자산을 연결합니다.
그 자산을 항공사가 사용하면서 임대료를 지급하고,
그 임대료가 수쿠크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재원이 됩니다.
만기에는 미리 약정된 구조에 따라 자산을 다시 취득하거나 거래를 종료하면서 투자금이 회수되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2021년 발행한 두 번째 국채형 수쿠크도 al-Ijarah 구조였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 거래를 통해 £5억을 조달했습니다.
그렇다고 ‘건물을 팔았다 다시 사는 환매’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한국 법률개념으로 익숙하게 설명하기 위해 환매에 비유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수쿠크를 민법상 환매와 같은 제도라고 보면 곤란합니다.
수쿠크는 하나의 계약 유형이 아닙니다.
어떤 구조를 쓰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계약관계가 달라집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 구조가 존재합니다.
- Ijarah — 임대
- Murabaha — 원가에 이윤을 붙인 매매
- Musharakah — 공동투자
- Mudarabah — 자본과 경영을 분리한 투자
- Wakalah — 투자 대리
따라서 정확하게 말하면 수쿠크는
샤리아 원칙에 맞도록 자산·거래·사업과 연결해 설계한 투자증서
에 가깝습니다.
‘이자 없는 채권’이라는 표현은 입문용으로는 편하지만, 실제 구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또 하나의 오해 — 모든 수쿠크가 실물자산을 완전히 소유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쿠크를 설명하면서 흔히
“투자자가 실제 자산의 소유권을 가진다.”
라고 설명합니다.
이것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현대 수쿠크 시장에서는 asset-backed 구조와 asset-based 구조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자산의 법적 소유권과 신용위험이 투자자에게 상당 부분 이전되는 구조가 있는 반면,
자산이 거래구조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투자자의 실질적인 회수가능성이 발행자의 신용도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도 널리 사용됩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같은 ‘수쿠크’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위험은 구조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제 이슬람 금융시장에서도 바로 이 자산소유와 위험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수쿠크의 샤리아 기준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중요한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즉 수쿠크는 단순히 이름만 이슬람식으로 바꾼 채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수쿠크가 완전한 지분투자 상품인 것도 아닙니다.
계약구조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까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이슬람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이자부 채권에 투자하기 어려운 이슬람 금융기관과 샤리아 준수 투자자에게 수쿠크는 중요한 투자수단입니다.
따라서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채권시장에 더해 별도의 투자자층에 접근할 수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 됩니다.
실제로 수쿠크는 이제 몇몇 이슬람국가만 사용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영국도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2014년 6월.
영국 정부는 £2억 규모의 국채형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영국 재무부는 이를 이슬람권 밖에서 최초로 발행된 sovereign sukuk라고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수요였습니다.
£2억 발행에 약 £23억의 주문이 몰렸습니다.
약 11배가 넘는 수요였습니다.
투자자에는 중동과 아시아의 이슬람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부펀드, 중앙은행, 영국 및 국제 금융기관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영국은 여기서 끝내지 않았습니다.
2021년에는 두 번째 sovereign sukuk를 발행했습니다.
규모는 첫 번째의 두 배가 넘는 £5억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수쿠크 발행의 목적 중 하나로 영국을 이슬람 금융의 서구권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명확하게 제시했습니다.
종교가 이슬람인 국가여서 수쿠크를 발행한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략 때문에 발행한 것입니다.
홍콩도 세 차례 US$10억씩 발행했습니다
홍콩도 매우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2014년 9월 첫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규모는 US$10억, 만기는 5년이었습니다.
이어 다음 수쿠크를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 2015년 6월 — US$10억
- 2017년 2월 — US$10억
즉 총 세 차례입니다.
홍콩금융관리국, HKMA가 공개한 공식 자료에서도 세 발행 모두 각각 US$10억으로 확인됩니다.
홍콩 정부가 밝힌 목적 역시 명확했습니다.
수쿠크 시장을 발전시키고,
더 다양한 발행자와 투자자를 홍콩 채권시장에 유치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영국과 홍콩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수쿠크는 ‘이슬람국가 전용 채권’이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에 이슬람 금융 투자자를 연결하는 금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쿠크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투자자층을 넓힐 수 있습니다
기존 일반채권시장 투자자에 더해 샤리아 준수 금융상품을 찾는 다음 투자자층에 접근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 이슬람 은행
- 이슬람 투자펀드
- 국부펀드
- 중동 기관투자자
영국의 첫 수쿠크에 중동·아시아 투자자뿐 아니라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까지 참여했다는 점도 이를 보여줍니다.
다만 수쿠크라고 해서 무조건 일반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조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격은 발행자의 신용도, 시장금리, 통화, 만기, 구조, 투자수요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수쿠크의 본질적인 장점은 ‘항상 더 싼 돈’이라기보다 자금조달시장과 투자자 기반을 넓힐 가능성에 있습니다.
둘째, 중동의 대규모 프로젝트 금융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관점에서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산과 연결된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인프라
- 에너지
- 부동산
- 교통
- 데이터센터
- 산업시설
수쿠크는 애초에 자산이나 사업과 금융거래를 연결하는 구조가 발달해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와 자본시장 조달을 연결하는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건설·플랜트·에너지 기업이 중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수쿠크를 반드시 직접 발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더라도,
프로젝트 발주자나 현지 파트너의 자금조달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둘 필요가 있는 금융수단입니다.
셋째, Green·Sustainable Sukuk라는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쿠크와 ESG를 연결할 때는 조금 조심해서 설명해야 합니다.
“이슬람 금융은 투자자가 사업에 적극 참여하므로 ESG다.”
라고 단순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지금 국제시장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연결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Green Sukuk, Social Sukuk, Sustainability Sukuk입니다.
ICMA와 이슬람개발은행, IsDB,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은 2024년 Green, Social and Sustainability Sukuk에 관한 공동 가이드를 마련했습니다.
즉 하나의 발행이
샤리아 적합성
과
녹색·사회적 목적의 자금사용
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설계되는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
친환경 교통,
수자원,
에너지 효율,
사회 인프라
같은 사업과 수쿠크가 연결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 부분은 중동의 대규모 인프라·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와도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실제로 커지고 있습니다
수쿠크를 2011년 한국에서 논의되던 낯선 상품 정도로만 보면 현재 시장을 놓치게 됩니다.
S&P Global Ratings에 따르면 전 세계 수쿠크 발행액은 다음과 같이 증가했습니다.
- 2024년 약 US$234.9 billion
- 2025년 약 US$264.8 billion
한화로 단순 환산하면 수백조 원 규모의 연간 발행시장입니다.
IFSB 역시 2024년 글로벌 이슬람금융산업 전체 자산이 US$3.88 trillion에 도달했고,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고 집계했습니다.
같은 해 수쿠크 발행 증가율도 25.6%였습니다.
IIFM은 별도 집계방식으로 2024년 글로벌 수쿠크 발행을 약 US$205 billion으로 산정하면서, 국제 수쿠크 발행만 US$65.6 billion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관마다 집계대상과 범위가 달라 숫자는 차이가 있지만,
수쿠크가 더 이상 주변적인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한 번 ‘수쿠크’를 도입하려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9년부터 정부는 수쿠크 발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왜 세법을 바꿔야 했을까요?
여기가 수쿠크의 구조와 직접 연결됩니다.
일반 채권에는 한 번의 금융거래인데, 수쿠크에는 자산거래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외화채권을 발행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기업이 돈을 빌리고 이자를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자라 방식의 수쿠크를 구조화하기 위해 자산을 특수목적기구 등에 이전하고 다시 임대한다면,
형식적으로는 다음 별도 거래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산 이전
임대
그 결과 일반채권에는 없던 다음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 부가가치세
- 취득 관련 세금
- 양도 관련 세금
- 원천징수 문제
그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비슷한 금액을 조달하려는데 수쿠크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이 추가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정부가 추진한 것은 ‘수쿠크만 특별히 면세해주자’라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2009년부터 추진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의 핵심은 일반 외화표시채권과 수쿠크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제상의 불균형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당시 정부안은 수쿠크 투자수익에 대한 원천징수 문제와 수쿠크 구조상 필요한 매개자산 거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부가가치세 등 세부담을 조정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수쿠크 발행 기반을 만들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논쟁은 단순히
“이슬람 금융에 세금을 깎아줄 것이냐”
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찬성 측에서는
일반 외화채권과 경제적 기능이 비슷하다면 수쿠크 특유의 계약형식 때문에 추가되는 세금을 제거해 tax neutrality, 즉 조세중립성을 맞춰야 한다
고 봤습니다.
반대 측에서는
특정 금융상품에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세특례를 주는 것이 아니냐
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당시 논쟁이 보입니다.
2011년에는 왜 그렇게 큰 논란이 됐을까요?
수쿠크 개정안은 경제·세제 논쟁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종교적·정치적 논쟁까지 겹쳤습니다.
당시 일부 기독교계는 수쿠크에 대한 조세특례가 이슬람 금융에 대한 특혜라고 강하게 반대했고, 일부 정치권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법안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결국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테러자금 가능성에 관한 주장도 정치적 논쟁 과정에서 제기됐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지금 다시 설명할 때 상당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카트, Zakat, 하왈라, Hawala, 수쿠크는 서로 다른 제도입니다.
수쿠크 투자수익의 일정 비율이 자동으로 특정 자선단체에 흘러간다거나, 수쿠크 거래가 본질적으로 하왈라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일반화할 근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2011년 논쟁을 지금 설명하면서
“수쿠크 수익의 2.5%가 하왈라를 통해 송금돼 테러자금으로 갈 수 있었다.”
라고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당시 그러한 우려와 정치적 주장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수쿠크라는 금융상품 자체의 구조는 구별해서 설명해야 합니다.
결국 한국의 수쿠크 논의는 어떻게 됐을까요?
당시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학술연구에서도 정부가 2009년 수쿠크 도입을 위한 세제개편을 추진했으나 특혜 논란 등을 거치며 국회 통과에 이르지 못했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수쿠크 발행 자체가 법적으로 절대 금지돼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수쿠크 특유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추가 거래비용과 세금 문제를 일반채권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별도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률연구에서도 당시 한국 기업의 수쿠크 발행 유인이 낮은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이 세제·법적 구조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따라서
“한국에는 수쿠크법이 없으니 수쿠크를 발행할 수 없다.”
보다
“수쿠크 발행을 일반 외화채권과 유사한 조세조건에서 가능하게 하려던 별도의 제도개편이 좌절됐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여기서 영국과 홍콩의 사례가 다시 중요해집니다
두 금융허브도 처음부터 수쿠크에 적합한 제도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2014년 첫 정부 수쿠크 발행을 준비하기 전에 수쿠크 발행을 가능하게 하는 세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후 홍콩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US$10억씩 수쿠크를 직접 발행한 것입니다.
영국 역시 제도적 기반을 만든 뒤 2014년과 2021년 두 차례 sovereign sukuk를 발행했습니다.
즉 비이슬람 국가가 수쿠크를 도입했다는 의미는
종교적 금융제도를 받아들였다는 것보다는, 기존 세법과 금융제도를 조정해 새로운 자본시장 상품을 수용했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 한국에서 다시 생각해볼 이유가 있을까요?
15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시장 규모가 다릅니다.
2025년 전 세계 수쿠크 발행은 S&P 집계 기준 US$264.8 billion까지 증가했습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대규모 인프라, 에너지 전환, 데이터센터와 산업투자를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 역시 이 시장에서 다음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건설
- 플랜트
- 에너지
- 스마트시티
- IT
- 물류
- 방산
- 인프라
그렇다면 한국 기업이 반드시 직접 수쿠크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중동 발주처와 금융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는지 이해할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국 건설사가 사우디의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한국 기업은 EPC 시공사일 수도 있습니다.
발주자는 사우디 기업이나 프로젝트회사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위한 대규모 자금은 다음 여러 방식으로 조달될 수 있습니다.
- 은행대출
- 일반 채권
- 정부재정
- 프로젝트파이낸싱
- 수쿠크
이 경우 한국 기업이 수쿠크 발행자가 아니더라도,
수쿠크 자금의 사용처,
프로젝트 자산,
발행조건,
발주자의 지급능력,
금융종결 일정
등이 프로젝트 계약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동 금융을 이해하는 것은 금융회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실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도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수쿠크를 볼 때 한국 기업이 먼저 알아둘 5가지
1. ‘이자가 없다’만 보면 안 됩니다
수익이 무엇을 근거로 지급되는지 봐야 합니다.
임대인지,
매매마진인지,
사업수익인지,
대리투자 수익인지
구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2. Sukuk의 종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수쿠크라도 다음 구조에 따라 계약관계와 위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Ijarah
- Murabaha
- Musharakah
- Mudarabah
- Wakalah
3. 기초자산의 역할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산이 실제 투자자의 회수재원이 되는 asset-backed 구조인지,
발행자의 신용을 중심으로 하는 asset-based 구조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어느 국가의 법과 샤리아 기준을 적용하는지 봐야 합니다
이슬람 금융이라고 해서 전 세계에 하나의 단일 법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별 금융법과 세법이 다르고, 샤리아 적합성 판단에도 서로 다른 표준과 해석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우디에서 가능한 구조와 말레이시아, UAE, 영국에서 가능한 구조가 완전히 같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5. 세금과 자산이전 비용을 같이 봐야 합니다
수쿠크를 일반채권과 비교할 때 단순한 수익률만 봐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별도의 구조화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자산이전
- SPV
- 등록
- 세금
- 문서
- 샤리아 심사
- 법률자문
그래서 영국과 홍콩 같은 국가도 수쿠크 시장을 키우기 전에 세제상의 중립성을 맞추는 작업을 먼저 했습니다.
수쿠크는 이제 ‘중동 금융상식’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11년 한국에서 수쿠크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었을 때는 이 상품 자체가 국내에서 매우 낯설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영국은 두 번의 국채형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홍콩은 세 번 발행했습니다.
국제 수쿠크 시장에서는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발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Green·Social·Sustainability Sukuk까지 등장하면서 친환경·사회 인프라 금융과도 연결되고 있습니다.
S&P는 2025년 전 세계 발행액을 2,648억 달러로 집계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더 이상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못 받으니까 대신 만들어 놓은 특이한 채권”
정도로 설명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커졌습니다.
한국에 지금 당장 ‘수쿠크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한 가지 선을 그을 필요가 있습니다.
수쿠크 시장이 커졌다는 사실과
한국이 반드시 당장 특정한 수쿠크 세제지원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정책적 결론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도를 만들려면 다음 여러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조세중립성
- 발행수요
- 국내 자본시장과의 관계
- 금융감독
- 외환
- 샤리아 적합성 검토
- SPV와 자산이전
- 투자자 보호
다만 2011년 당시의 종교·정치적 논쟁만을 근거로 2026년의 수쿠크 시장까지 평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이 어떻게 변했고,
영국·홍콩 같은 비이슬람 금융허브가 왜 제도를 만들었으며,
사우디·UAE와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다시 검토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정리하면
수쿠크는 흔히 ‘이슬람 채권’이라고 부르지만 일반 채권과 완전히 같은 금융상품은 아닙니다.
이슬람 금융에서 금지되는 이자 지급 대신,
자산의 임대, 매매, 사업·투자수익 등의 구조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샤리아 적합 투자증서라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비이슬람권에서도 발행됩니다.
영국은 2014년 이슬람권 밖에서 최초로 국채형 수쿠크를 발행했고 2021년 두 번째 발행을 했습니다.
둘째, 홍콩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2014년·2015년·2017년 각각 US$10억 규모의 정부 수쿠크를 발행했습니다.
셋째, 시장은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S&P 집계 기준 2025년 전 세계 수쿠크 발행액은 약 US$264.8 billion입니다.
넷째, 한국에서도 제도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2009년부터 수쿠크의 구조적 세부담을 일반 외화채권과 조정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경제·세제·정치·종교적 논쟁 끝에 국회 통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쿠크는 금융회사만 알아야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UAE 등에서 인프라·에너지·산업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현지 발주처와 투자자의 자금이 어떻게 조달되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동 비즈니스의 한 부분입니다.
한국과 중동의 경제관계가 깊어질수록 계약과 투자뿐 아니라 그 뒤에 있는 금융구조를 이해하는 능력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동 기업·투자자와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면
에토스 행정사사무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중동과 한국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한국 행정절차, 해외 제출서류, 아랍어·영문 문서 및 외국인투자 관련 행정업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수쿠크의 발행·증권인수·투자자문이나 국내외 자본시장법·세법에 관한 구체적 금융·법률자문은 금융투자업자, 변호사, 회계사·세무사 등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다만 중동 거래 과정에서 수쿠크나 이슬람 금융 관련 문서가 등장했다면 그 문서가 어떤 거래구조에서 사용되는지, 한국 측 행정·계약 문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먼저 구조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 S&P Global Ratings, Sukuk Market: Strong Growth To Continue, 2026.
- International Islamic Financial Market, IIFM, Sukuk Report 2025.
- Islamic Financial Services Board, IFSB, Islamic Financial Services Industry Stability Report 2025.
- HM Treasury, UK Sovereign Sukuk 관련 공식자료.
- Hong Kong Monetary Authority, Government Sukuk Programme.
- ICMA, Guidance on Green, Social and Sustainability Sukuk.
- 「이슬람 채권 수쿠크의 도입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CI.
※ 본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행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안은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행정 처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담당 행정사 또는 전문가와 개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